로마 시대에 있었던 호민관에 대해 아시나요? 호민관은 귀족들이 집정하던 시대, 평민들이 자기의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평민 중에서 뽑았던 관직입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을 내세우는 것은 건강한 조직, 사회, 국가를 만들기 위한 오랜 역사였지요.
노동조합의 대의원 또한 바로 내 옆의 동료들, 함께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조합이 가야 할 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호민관과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대의원은 건강한 노동조합을 만드는 참여자이자 파수꾼이기도 합니다.
LIG넥스원지회 『동반성장』은 항상 조합원들과 소통하는 노동조합이 되고 싶습니다. 조합 운영에 있어서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 많은 사우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초심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법인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집행부들이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크고 작은 일이 많아지면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어떻게 하면 조합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지 고민하다가, 저희보다 경험이 많은 여러 노동조합들에서 대의원 제도를 도입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희는 아직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노동조합이라 서투르고, 역부족일 때도 있습니다. 조합을 이끌어가는 집행부들의 열정이 메우지 못하는 빈 구멍을 메워줄 존재, 조합원들의 의견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집행부들이 조합원들만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도록 바로 잡아주는 존재가 바로 대의원입니다.
대의원이 하는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대의원 회의 참석하는 일입니다. 조합 운영에서 주요한 의결 사항은 조합원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야겠지만, 매번 조합원 총회를 여는 것이 시간, 비용상의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의원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둘째, 조합원과 집행부의 상시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내 주변 조합원들의 요구와 의견을 듣고 집행부들에게 전달하고, 집행부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피드백을 들려주는 일을 합니다. <동반성장>은 대의원들과 집행부들이 항상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열고자 합니다.
또, 내가 낸 조합비가 투명하게 잘 쓰이는지를 운영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바로 대의원의 몫이죠.
노동조합을 구성하는 두 축은 대의원과 집행부는 어떻게 다를까요. 흔히 대의원을 국회의원에, 집행부는 행정기관에 비교합니다.
대의원이 의결기관인 대의원 회의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안건을 제시하면, 집행부에서 이를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국회와 정부가 그러하듯이 대의원과 집행부도 때로는 협업하고, 때로는 견제하는 존재입니다. 규모가 작은 노동조합의 경우 집행부와 대의원이 겸임을 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동반성장>은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생각해, 대의원을 별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